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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의 길 걷던 포도, ‘샤인머스켓’으로 역전 드라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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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승인 2021.06.29 18:42
21-12-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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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수출강국, 수출통합조직에 달렸다 <3> 한국포도수출연합(주)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우리나라 포도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 포도의 파상공세로 농가들이 포도 농사에 손을 떼면서 재배면적은 해마다 감소했다. 
이런 포도산업이 대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에서도 2016년 500만달러 수출에 불과했던 포도를 스타품목으로 육성해 
1억달러 수출이라는 목표까지 세우고 있다.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였던  포도산업의 대반전이 가능했던 이유, 
바로 한국포도수출연합과 정부의 협력이다.

#한국 포도산업 쇠퇴의 길에서 재도약으로

20년 사이 재배면적 ‘반토막’
‘경락가 3배’ 샤인머스켓 등장
2020년 1만3183ha로 반등 성공

제 살 깎기식 가격 경쟁에
2019년 ‘포도수출연합’ 탄생 
6월 현재 132곳까지 3배 확대


국내 포도산업은 한·칠레 FTA 이후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걸었다. 
포도 재배면적은 2000년 3만ha에 가까웠지만 이후 점차 감소해 
2019년 1만2676ha로 약 20년 사이 절반 이상이 줄었다. 
수입 포도의 공세로 설 자리를 잃은 농가들은 폐업지원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던 포도산업에 반전이 일어났다. 
샤인머스켓이라는 구원투수가 등장한 것. 샤인머스켓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는 국내 경락가격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6월 23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특등 기준 샤인머스켓 2kg 경락가격은 3만7000원. 
같은 기간 캠벨얼리 경락가격이 최고 1만2000원인 것에 비하면 무려 3배의 경락가격 차이를 보인 것이다.

샤인머스켓의 등장으로 포도 재배면적도 변화를 보였다. 
200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포도 재배면적은 2020년 1만3183ha로 반등에 성공했다. 
샤인머스켓은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포도 수출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저장기간이 길고, 기존 포도 품종에 비해 맛도 뛰어나며 껍질에 따른 이물감이 없이 손쉽고 먹을 수 있는 점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샤인머스켓 수출이 본격화되자 고질병이 터졌다.
바로 제 살 깎기식 가격경쟁이 시작된 것. 
이에 일부 농가와 한국포도회를 중심으로 가격경쟁을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목소리들이 모여 포도 수출통합조직인 한국포도수출연합(주)이 탄생했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선도조직을 중심으로 규칙을 지키면서 (샤인머스켓) 수출을 했는데 
시장가격을 흐리는 곳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포도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을 만들어 수출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직접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가 통합조직을 설립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이 시기가 2019년 초다. 
이후 한국포도수출연합 출범을 위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논의가 시작된 지 5개월 만인 2019년 5월 말 농식품부로부터 수출통합조직 인가를 받아 
한국포도수출연합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 생산자단체 28곳, 수출업체 3곳으로 시작한 회원수는 
2021년 6월 현재 생산자단체 69곳, 수출업체 63곳 등 132곳으로 늘었다. 
출범 속도도 빨랐지만 출범 이후 회원수가 3배로 늘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회원 수뿐만 아니라 한국포도수출연합이 포도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사이 껑충 뛰었다. 
출범 첫해인 2019년 전체 포도 수출액 2281만달러 중 1226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해 
53.7%의 수출액을 차지했지만 2020년엔 3116만달러 중 2569만달러로 82%를 차지했다. 
한국포도수출연합의 올해 수출액 목표는 3150만달러다.

황의창 대표는 “포도수출연합이 단시간에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협조가 컸다”며 
“농식품부 담당자가 현장의 문제해결에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적극 노력해 준 것이 지금의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현장의 긴밀한 협업이 성공 열쇠
정부 ‘저온유통’ 지원 힘입어 저장기간 5개월까지 쑥 

지난해 품질교육 총 68회 진행
수출규격 맞춰 재배방식 변화
수출 최저가격제 운영도 장점    


한국포도수출연합이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배경에는 포도 수출농가들과 수출업체의 인식변화가 가장 컸다.

국내에서 샤인머스켓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경북 상주의 고산영농조합법인 김형수 대표는 
“(수출통합조직을 설립하고) 어떤 포도를 생산해야 수출 포도가 되는지 농가들이 알게 됐다. 
과거에는 수출 포도의 규격을 아는 농가들이 솔직히 5~10% 정도였다”며 
“지금은 수출 포도 규격을 알고 재배방식을 변화시키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수출통합조직이 출범하면서 생겨난 변화로, 고무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수출포도연합은 2020년 수출 포도 품질관리를 위한 교육을 
1628곳 농가를 대상으로 총 68회를 실시했다. 
2019년엔 441명을 대상으로 총 19회다. 올해는 품질 관리를 위한 현장 점검도 40회나 진행했다.

한국포도수출연합도 다른 수출통합조직과 마찬가지로 수출 최저가격제(체크프라이스)를 운영한다. 
이 최저가격은 수출농가 10곳, 수출업체 10곳이 참여한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결정된 가격은 이사회에 상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다른 수출통합조직과 달리 한국포도수출연합은 최저가격제가 갖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도 논의 중이다. 
예를 들어 최저가격이 결정되면 하위 그룹은 최저가격으로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상위 그룹은 오히려 수출단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리미엄 구간을 신설해 수출가격을 정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정부와 협력 가운데 눈에 띄는 사업이 있다. 
바로 ‘저온저장고’를 지원한 저온유통체계 구축 시범사업이다. 
그동안 샤인머스켓의 저장기간은 최대 3개월 정도였지만 
이 시범사업으로 예냉처리와 저장방법 개선을 통해 저장기간을 5개월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샤인머스켓 수출시기가 11월부터 다음해 1월에서, 2개월 연장된 3월까지도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그 결과 포도수출 단가가 약 30% 이상 높게 형성된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샤인머스켓 수출단가는
kg당 17.4달러에서 올해 2월 18달러, 3월 22.7달러로 집계됐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는 “저온유통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참여해 
포도를 저장해 보니 분명히 신선도 면에서 뛰어났다. 
정부의 지원이 더 이뤄진다면 포도 수출량을 충분히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출범 2년 만에 괄목한 성장을 거둔 한국포도수출연합. 
이러한 성장의 뒤에는 현장 농가와 수출업체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협력이 지속된다면 한국 포도 1억달러 수출은 조기에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국내 포도산업이 침체의 길에서 벗어나 수출 스타품목으로 육성되고 있다. 사진은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사진 왼쪽)와 김형수 고산영농조합법인 대표. 
국내 포도산업이 침체의 길에서 벗어나 수출 스타품목으로 육성되고 있다. 사진은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사진 왼쪽)와 김형수 고산영농조합법인 대표.

#당부의 말

한국 포도산업은 지금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현실에 안주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 
이에 황의창 회장과 김형수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수출규격 맞춘 포도 많아야”
“샤인머스켓을 중심으로 포도 생산량이 늘면 수출품도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수출규격에 맞는 포도를 생산하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농가들도 사명감을 갖고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소비자에게 맛있는 과일을 공급해 소비자들이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김형수 대표

“수입량 만큼 수출이 목표”
“한국포도수출연합의 최종 목표는 국내에 수입되는 포도 양만큼 해외에 수출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한국포도수출연합만의 힘으로는 힘듭니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포도수출연합이 힘을 뭉쳐야 가능합니다. 
포도 수출 1억달러 달성을 위해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합니다.” -황의창 대표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