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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까지 베껴…한국산 둔갑 ‘중국산 샤인머스캣’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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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민신문 입력2023.07.12. 오전 5:02
23-07-12 11:46 

본문


동남아에서 위조해 저가 판매
상주 고산영농법인 이미지 실추
수출용 포장 문양만 살짝 바꿔
독자상표 개발 등 대책 마련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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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한국산 샤인머스캣 포장상자. ② 위조된 포장상자. 한국 샤인머스캣 상자 디자인을 도용한 이 상자에 중국산 샤인머스캣을 담아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헐값에 판매하고 있다. 왼쪽 하단 문양(빨간 네모 안)이 한국 진품(③)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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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고산영농법인 문양은 산봉우리가 뾰족하다(하늘색 네모 안).



중국산 ‘샤인머스캣’ 포도가 베트남·홍콩·대만 등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산으로 둔갑해 저가에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샤인머스캣 수출 관계자와 동남아 현지 바이어 등에 따르면 중국 일부 업체가 한국산으로 위조한 포장상자에 중국산 샤인머스캣을 담아 베트남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 판매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포도수출연합(대표 황의창)이 한국산 샤인머스캣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태와 문제점=대표적인 피해 사례가 고품질 샤인머스캣으로 중국시장에서 명성을 얻은 경북 상주 고산영농법인(대표 김형수)이다. 법인이 수출용으로 사용하는 4㎏들이 포장상자에 새긴 문양을 교묘히 위조한 상자를 제작한 후 중국산 샤인머스캣을 담아 홍콩 현지 마트에서 판매한 것.

한국산 샤인머스캣을 취급하는 현지 바이어가 홍콩 마트에서 4㎏들이 한상자당 3만원이나 싼 고산영농법인 포장상자를 보고 법인에 항의했고, 확인한 결과 중국산 짝퉁이었다.

김형수 대표는 “상자를 꼼꼼히 살펴보니 한글 명칭 등은 그대로 쓰고 그림 문양만 살짝 바꿨다”면서 “외국인 눈엔 한글 명칭을 비롯해 문양이 비슷하니 한국산으로 오인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바이어로부터 그런 항의를 받고 나니 황당하고 정말 답답했다”며 “올 1월 이후 두세차례 이같은 확인 전화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상자와 포장지는 고산영농법인이 수출용 포장상자에 사용한 글씨체와 송이를 싸는 봉지(삼각대)에 붙이는 스티커까지 그대로 베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장상자에 새겨넣은 문양이 달랐다. 고산영농법인 문양은 산봉우리 세개가 뾰족한 데 반해 현지 바이어가 보내준 사진에는 산봉우리가 둥글다. 김 대표조차 한눈에 알아볼 수 없도록 교묘하게 위조한 것.

이처럼 중국업체가 한국산 포장지와 상자를 위조해 중국산 제품을 담아 판매하는 사례는 한국산 거봉과 샤인머스캣이 동남아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2018년 이후 베트남을 비롯해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 연간 10건 이상 적발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황의창 대표는 “현지 바이어와 판매업체에서 해마다 10여건씩 제보가 들어온다”면서 “문제는 포장상자를 위조해 중국산을 한국산의 3분의 2 가격에 판매하니 한국 제품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둔갑 판매는 한국산 수출 가격을 교란하고 한국산 포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산 농산물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현지 바이어와 업체 관계자들은 이런 위조를 일삼는 중국 현지 업체를 특정한다”고도 했다.

◆수출단체 자구책 마련=한국산 포도 포장상자와 포장지를 위조한다는 제보가 잇따르자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베트남 정부 당국과 함께 현지에서 원산지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샤인머스캣 송이를 담은 포장지엔 ‘한국산’이란 표기가 없어 위반 여부를 판정할 수 없었다.

황 대표는 “포장상자엔 ‘한국산’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동남아 현지에선 송이로 파는데 송이를 싼 포장지엔 별도의 ‘한국산’ 표기가 없어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포도수출연합 차원의 자구 노력이 시작됐다. 올해부터 포도송이를 싸는 포장지에 위조 방지용 홀로그램(태극 문양)을 추가하고, 한국산 포도임을 표시하는 상표 ‘케이그레이프(K-grape)’를 새겨넣은 포장지를 개발해 사용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케이그레이프’는 베트남과 홍콩·중국에서 상표등록을 하고, 올 9월부터는 베트남 등에 모니터 요원을 두고 판매장에서 원산지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aT 농임산수출부 관계자는 “지난해 베트남 언론에서 원산지 단속과 실태 등을 보도해 반향을 일으켰다”면서 “동남아 각국에서 언론 매체와 협업해 한국산 식별 요령 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현지 모니터 요원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도 동남아 국가와 협력해 원산지 단속 등에 적극 나서고, 동남아 현지에서 한국 농산물 상표등록이 이뤄지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